안녕하세요, 절기산책입니다. 뿌리부터 잎까지
안녕하세요! 모내기 준비로 손이 바빠지는 소만에 인사드립니다. 소만은 논에 물을 대고 흙을 살피며 다가올 계절을 차근 차근 준비하는 시기이지요.
며칠 전에는 한여름처럼 뜨겁더니, 금세 비가 내리며 땅이 식었습니다. 올해 여름이 얼마나 더울까요? 더위가 오기 전에 불 앞에서 요리를 자주 하고 있습니다. 채소는 뿌리부터 줄기, 잎, 꽃까지 함께 먹을 때 충분한 영양소를 얻을 수 있다고 해요. 모든 게 합쳐져서 하나의 당근을 이루기 때문이죠.
갑작스러운 더위와 비가 번갈아 오는 날들 속에서, 몸과 마음의 속도를 잘 살피고 계시나요? 이번 절기에도 우리 삶의 균형을 천천히 돌아보길 바라며 편지를 보냅니다.
- 에디터 : 밀화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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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익는 속도
소만(小滿)이라는 절기를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햇볕이 풍부해지고 만물이 차오른다, 는 뜻이라고 합니다. 아직 가득 찬 건 아닌, 차오르는 중인 계절.
한 달 전만 해도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오면 시린 다리를 몇 시간씩 녹여야 했습니다. 요즘은 다릅니다. 목적지 없이 달리다 보면 벚꽃이 우수수 쏟아지고, 모퉁이를 도는데 아카시아 향이 불쑥 끼어들고, 이름도 모르는 흰 꽃들이 나무마다 터져 있습니다.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제가 찾아간 게 아닌데 계절 쪽에서 먼저 끼어드는 순간, 혼자 덩그러니 달리던 저는 잠깐 어딘가에 이어지는 기분이 됩니다.
소만ㅡ 풍요롭고 가벼운데, 완전히 가득 차지는 않은. 처음엔 그게 조금 허전하게 들렸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덜 찼다는 건 아직 제 속도로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득 찬 것들은 더 이상 어디로도 가지 않습니다. 소만은 아직 어딘가로 가는 중인 계절입니다. 서두른다고 채워지지 않는.
저는 주로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그런데 가끔, 직접 밥을 차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두부를 썰고 양념을 만들어 약한 불에 올려놓으면, 할 일이 없어집니다. 냄비 앞에 서서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별것도 아닌데 시간이 걸립니다. 조급하게 굴어봤자 두부는 제 속도로 익습니다. 그 앞에 서있는 동안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됩니다. 오토바이 위에서 아카시아 향에 속도를 줄이던 그 순간처럼. 목적지도 없고, 서두를 이유도 없는.
백미리 | 목적지 없이 오토바이를 달리고, 가끔 누군가를 위해 밥을 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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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을 때는 밭으로
제가 가장 애정하는 시기가 왔어요. 모내기 전에 논에 물을 가득 대어서, 어디를 가든 온 동네가 빛나는 바다가 되어버리는 시기예요. 여러분은 요즘 어떤 풍경과 함께 살아가고 있나요?
최근 강화유니버스에서 새로운 커뮤니티를 시작했어요. 바로 <강화 팜 라이프 클럽>인데요! 1평의 땅을 통해 농사를 지어보는 거예요. 단순히 내가 내 밭의 주인이 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텃밭을 통해 내 일상이 조금은 바뀌길 원했답니다. 이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저에게도 참 필요했던 변화였고요.
생각이 너무 많을 때 저는 핸드폰 대신 흙을 만지러 갑니다. 빠르게 완결되는 AI 세상에서 매일 자라는 잡초를 뽑고, 작렬하는 햇빛 아래 정직하게 땀 흘리며 작은 작물의 생을 응원하는 일. 귀찮다던 동료와 장난치며 함께 밭을 가꾸고, 지나가던 어르신들과 반갑게 대화를 나누는 순간들이 참 소중합니다.
서로의 밭을 돌보며 자라난 상추와 허브를 수확해 친구들과 맛있는 밥을 해 먹다 보면, 다시 일상을 살아갈 단단한 힘을 얻게 되어요. 오는 7월에는 다음 기수(3개월 멤버십)를 모집할 예정이고요!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잠시섬’ 텃밭 프로그램에서 조금 더 가볍게 먼저 만나도 좋겠어요.
여러분도 소만만큼은 스스로를 하루 더 살아보고 싶게 만드는 일상과 함께하시길 바라며, 강화도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파도 | 안녕하세요! 저는 강화도에서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이곳에서 제가 살고 싶은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삶을 잠시 멈추고 일상의 전환을 만드는 프로그램 ‘잠시섬’, 그리고 우리가 살고 싶은 세계를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 플랫폼 ‘강화유니버스’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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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느라 진 빠질 테니 콩고기 드시고 오세요
안녕하세요, <절기산책> 독자 여러분~ 오리집의 밀화부리🦆, 진솔님의 요청으로 글을 쓰게 된 우리집의 쒝뎃부리🍑, 스탠드업 코미디언 최예나입니다. 진솔님께서 홍보글도 괜찮으니 글을 하나 써달라고 요청을 주셨는데, 수락하기가 정말 정말 민망했습니다^^... 오리집 식구들이 주최했던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에코미디> 무대에 섰던 저는 사실, 비건 식단과는 거리가 1억광년km 떨어진 식단을 즐겨먹고... 나 자신의 근육에 취해 나의 근육의 일원이 되어줄 단백질들을 놓치지 않고 꼬박 꼬박 섭취... 그래서 사실 양천구에 자리 잡은 오리집도 이름을 볼 때마다 군침이 돌고...(는 넝담ㅋ) 환경 운동도 마음으로만 지지, 선물 받은 텀블러가 블루보틀이라 쓰는 거 말고는 진짜 뭐가 없는데...(이건 진담ㅋ) 비록 어디 가서 할 말이 "나 그레타 툰베리 안다" 밖에 없는 저지만... 에잇, 몰라! 안 가리고 먹은 스테미나로 무대에 올라서 당신들을 박박 웃겨드릴테니 내 공연에 오쇼. 웃느라 진빠질테니 그 날은 콩고기 잔뜩 챙겨드시고 오세요 😉
최예나 | 스탠드업코미디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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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워크는 코미디언이 질문하고 관객이 한 대답을 가지고 즉흥 100%, 현장에서 같이 만들어나가는 코미디 형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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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집
orizip.home@gmail.com 절기마다 계절에 대한 감각을 상기하고, 도시에서도 실천 가능한 생태적 선택을 공유하는 비건 커뮤니티 <절기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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