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절기산책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피해 없으셨는지요. 절기산책, 열대야가 끝나지 않은 여름 한복판에 안부인사 올립니다. 부디 시원한 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계시기를 바라요.
저는 요즘 출근 루틴이 생겼어요.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땀으로 젖어버린 티셔츠를 벗고 마른 셔츠로 갈아입는 것이에요. 이른 아침 시간 10분 정도 걸을 뿐인데도 온 몸에 땀이 나요. 땀에 젖은 옷을 입고 냉방중인 실내에 계속 있다가 냉방병에 걸려 꼬박 열흘을 앓고 난 후로 꼭 이 루틴을 지키고 있어요. 아무리 더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느낌이 다르네요. 여러분은 이번 폭염에 새로 생긴 루틴 없으신가요?
믿기 어렵지만 오늘은 입추예요. 가을이 시작된다고 전해지는 날이지요. “말도 안 된다!” 하시겠지만 매년 입추 즈음이 한 해중에 가장 더웠던 것 같아요.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 같은 폭염이지만, 그래도 이번 주말에 비가 좀 오고 나면 기온이 떨어질 거라 합니다.
이제 폭염의 반대 말은 한파가 아니라 ‘시원한 여름’인 것 같아요. 무더운 여름철에 찐만두가 되신 분들, 샤워는 찬물로 하시고, 너무 강한 냉방은 피하고, 물을 많이 마셔주세요. 그리고 시원한 바람을 기다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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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감자가 맛나단다🥔
얼마 전 고양찬우물농장에서 이구미 언니와 함께 감자를 캤어요. 크고 작은 수미감자와 홍감자를 한 가득 챙겨 집으로 돌아와 혼자만의 감자오마카세를 진행했답니다.
🥔바삭 감자칩
아주 얇게 썬 감자를 200℃로 예열한 오븐에 25분 구워 바삭한 감자칩을 만들었습니다. 소금과 파프리카 가루를 더해도 좋아요.
🥔누룽지 감자
독일 유학시절 자주 먹던 브라트카토펠른(Bratkartoffeln)이에요.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얇게 썬 감자를 올린 뒤 뚜껑을 덮어 약불에서 20분 동안 기다리면 됩니다. 바닥은 누룽지처럼 바삭하고 위는 촉촉한 '감자 누룽지'가 완성됩니다.
🥔포슬 감자
마지막은 삶은 감자입니다. 물에 소금과 약간의 설탕을 넣고 20분 삶은 뒤, 물이 모두 졸아들면 냄비를 흔들어 감자 표면을 포슬포슬하게 만들어줍니다.
‘요리를 할 때 채소는 본연의 맛을 살리고, 고기는 본연의 냄새를 가려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감자는 특별한 재료를 더하지 않아도, 굽고 삶고 부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으니까요. 여러분도 집에 있는 감자로 나만의 감자 오마카세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 에디터 : 밀화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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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다른말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일 것입니다. 매년 가장 뜨거운 때에 가장 실험적인 연극이 서울 곳곳에서 실연되니까요. 올해 프린지페스티벌엔 오리집과 코미디로 인연을 맺으신 분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어서 더욱 기대됩니다.
*이것도 코미디라고?
먼저 8월 8일 오후 7시, 책덕 다용도실(서울 마포구 동교로25길 90)에서 진행되는 <이것도 코미디라고-책파리들의 천원짜리 공연만들기>입니다. 부천여고 앞 <빛나는친구들>을 지키는 공사장님과 책덕님께서 출연하실 예정입니다. 공사장님과 오리집은 3년 전 <다이크 마이크>에서 인연을 맺었지요. 아직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작품 안내사항을 보니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책을 파는 사람들이 시대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조소섞인 농담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000원짜리 연극인데, 티켓과는 별개로 1,000원짜리를 두둑하게 챙겨가야 한다네요!
https://fringe.gongki.com/ko/view/5UJN6M/1750900157
*전인콘
두번째는 8월 21일, 22일 양일간 서보아트스페이스 보이드홀(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2안길 3)에서 진행되는 <전인콘-그녀가 웃잖아>입니다. 최근 오리집에서 ‘퀴어 코미디 스터디 in 오리집’과 발표회를 성황리에 마친 전인님이 부산을 밟고 서울을 점령하는 무대인데요. 희극버전, 비극버전으로 퀴어들의 삶을 조명하고, 권경원, 김서연, 김보은, 안평, 최기문, 최예나와 같은… 쟁쟁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무대에 잔뜩 세우실 모양이에요. 전인님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농담과 유머란 얼마나 깊은 배 안에서 만들어지는가, 궁금한 적이 있었어요. 양일동안 진행되는 시간이 다르니 아래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세요!
https://fringe.gongki.com/ko/view/5UJN6M/1750900045
프린지페스티벌은 8월 6일(목) ~ 8월 23일(일)까지 서울시 곳곳 26개 공간 (너울너울, 리리랜드, 미진플로어by황춘엔터테인먼트, 서보아트스페이스, 서울연극창작센터, 스튜디오 마스 MAS, 온수공간, 유영공간, 팔걸이, 플랫폼 달 등)에서 진행됩니다.
에디터 | 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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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회피형 인간을 참 싫어하는 것 같아요. 직접 나서서 속 시원하게 말도 하고,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을 해야 하는데 일단 피하잖아요. 말 좀 하자니까 도망가는 녀석들… 생각만 해도 열받네요.
사실 제가 회피형입니다.
얼마전에 <1980 사북>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그 영화에 정말 많은 갈등 상황과 억울한 사정과 이해할 수 없는 곳에서 격노의 엑셀을 밟아버린 온갖 사람들의 역사가 나오거든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회피형 사람들이 미움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때 그 순간에 그 사람이 그 자리를 피해서, 집에 돌아갔다가, 산책도 나갔다 온 다음에, 밤에는 잠도 좀 설치고 나서 다시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갑자기 담배 한 대 태우러 가서 흥분한 사람들이 감정을 추스릴 시간이 있었다면? 상황에 흥분해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잠시 내려두고 구름 흘러가는 거나 구경했다면….
역사는 바꿀 수 없습니다. 슬프지만 진실이죠. 하지만 역사에서 회피형들이 얼마나 많은 갈등과 폭력과 싸움과 불행을 막았을지는 셈이 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예방된 재앙은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요. 없는 걸 있다 말할 수도 없잖아요!
제가 회피형이라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오늘 벌어진 일을 조금만 두고 내일이나 모레 쯤 결정해도 되는 때가 있겠지요. 오늘 만나면 좋지만 안 만나야지 더 좋은 날이 분명 있고요. 그때 그런 마음이 들었어도, 그런 결정을 내렸어도, 한번만 피했다가 다음 기회를 노렸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옛날에 검찰한테 당한 일들이 억울해서 검찰을 없애자고 엑셀을 밟아버리면, 검찰 수사가 필요한 사람들을 고통을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거죠. 경찰도 잘못 많이 했더만.
여러분 근데, 대통령 정도 권력자가 되면, 회피도 간지 터지게 할 수 있어요. 거부권이라는 유희왕도 울고 갈 막강한 회피 카드가 있거든요. "개정안 안 읽어봤다..." 정도의 회피가 아니라, 진짜 회피 카드를 발동해야 할 때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회피형 여러분… 누가 우리를 아무리 싫어하고 미워한다 해도, 그 수모를 다 견뎌가며 우리는 재앙을 막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충분히 회피할 자격이 있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제가 회피형이라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에디터 : 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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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집
orizip.home@gmail.com 절기마다 계절에 대한 감각을 상기하고, 도시에서도 실천 가능한 생태적 선택을 공유하는 비건 커뮤니티 <절기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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